Is It True?
[영화] 썸머워즈 summer wars 본문
썸머워즈.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지난 학기 '정보사회의 정치'란 수업에서였다. 가상 현실을 다루는 영화라고 아주 짧게 짚고 넘어갔지만 방학이 되니 그 짧은 순간이 자꾸만 길어져 검색창에 그 이름을 쓰게 만들었다. 사실 다운받은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드디어 보게 되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어 있는 지금처럼 썸머워즈의 현실은 OZ라는 전세계를 묶는 네트워크 시스템과 같이 흘러간다. 그 곳에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 '철도청장의 어카운트를 가지고 있으면 열차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대사가 OZ가 어떤 기능을 하는 지 전적으로 이야기해준다. 단순히 인터넷 뱅킹, G4C같은 것과는 차원이 좀 다른, 모든 지시를 한 방에 전달해주는 흡사 전지전능한 시스템 같다고 해야할까.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OZ는 다음과 같다. 평소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상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것 같다. 특히 그 아기자기한 색감은 일본 애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물론 내가 생각하는 가상현실과도 어느 정도 맞닿았다. 현실세계에서 하는 스포츠도 충분히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바타로 모든지 가능하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우리도 wii로 야구도 즐기고, second life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안했지만) 그 안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생산하기도 했으니 사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웅장한 스포츠 경기장들..ㅋㅋ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나츠키의 부탁으로 시골에 내려간 겐지. 알고보니 남친 대행 알바를 위해서.. 그리고 나츠키의 집안은 우리나라도 치면 안동김씨정도의 명망 있는 가문. 엄청 권위적이기 보다는 할머니 같은 집안 어른을 제1의 법칙으로 삼고 살아가는 집안이다. 어느 날, 우연히 겐지에게 매우매우매우 장문의 숫자로만 된 문자가 날아들고. 수학에 재능 있는 겐지는 이를 풀어버린다. 알고보니 OZ 시스템의 암호. 이로써 OZ가 잘못되었다..!는 아니고. 알고보니 러브머신이라는 인공지능(A.I)시스템이 그 때부터 OZ를 휘젓고 다니기 시작한다. 여기에 나츠키의 가족사가 얽히고 설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여름에 일어나 OZ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기이기 때문에 썸머워즈가 아닐까.
이 영화의 압권은 단연 고스톱신이다. (이 장면뿐 아니라)
이를 추천해주신 선생님께서 '화투신은 화면 크게 봐야 묘미'라고 하셔서 왜 일까.. 했는데 알고보니 ...ㅋㅋ (끝까지 봐야!) 고스톱으로 OZ의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정말 일본 애니틱한 생각.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에도 잘 맞는다는 느낌. 이유는? 명절 때 화투 한 번 안보면 한쿡사람 아니잖아요~
러브머신으로 인해 파괴된 OZ를 살려나가는 이야기. 여기에 나츠키의 가족사와 함께 겐지가 겪는 이야기가 합쳐진 영화가 바로 썸머워즈이다. 러브머신을 실험한 잘못은 나츠키의 '아저씨'에게 있기 보다는 미 국방부에 있다는 게 좀 황당하고 지나치게 일본적 색채는 일본에 크게 관심 없는 이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또한 '아마겟돈'에서 미국이 지구를 구했던 것처럼 일본 한 시골에 모인 가족들이 전세계의 문제를 단번에 (그것도 전세계인의 지지를 한꺼번에 받으며) 해결한다는 논리는 애국주의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OZ의 현실이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게 이 영화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큰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사용자 한 명 한 명이 영화 속에선 '어카운트'로 불리는데, 아침에 일어나 눈 뜰 때까지 전자기기와 함께 하는 요즘. 우리는 한 명의 '나'로 살기 보다는 '어카운트'로 살아가는 일이 더욱 흔하지 않나. 또한 앞으로는 account에서 aaaaaccccoooounnnttt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고교야구와 이를 진행해주는 TV였다. 이 영화를 약간 정신줄 놓다보면 TV도 가상현실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OZ가 파괴되어 교통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되었더라도 야구는 계속 되었고, 중계도 그랬다. 가상 현실에 모든 것을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앞으로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나갈 건지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TV마저 가상현실이었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 하나.
겐지曰 "인터넷이라고 뭐든 해도 되는 건 아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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