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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의 글

흐바흐바 2011. 7. 22. 23:14

지난 6학기. 북한의 위협과 (그 때부터 북한의 소행은 멈추지 않았다) 5개 조모임 크리 속에서 어찌됐건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잘 마쳤던 그 학기. 그 학기의 중간고사. 마침 무한도전은 텔레파시특집을 하고 있었는데, 멤버들이 만나는 장면장면마다 울음을 멈출 수 없었던, 어찌보면 망할 놈의 학기!

텔레파시 특집이 나간 후, 사람들은 두 가지에 집중했다. 촬영용 카메라가 아니어서 색감 자체가 달랐던 캐논사의 DSLR과 마치 멤버들의 텔레파시를 연상시키는 BGM. 그리고 그 BGM 속에서 난 전혀 낯설지 않았지만. 마치 까칠했던 사람에게 온화한 면을 발견하는 것처럼 Rufus wainwright의 across the universe를 듣게 되었다. 내 핸드폰 최다재생곡 2위의 기염은 '그때'로부터 시작되었고 난 아직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중간고사가 생각난다. 가을볕보다도 중간고사가, 무한도전 멤버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광경보다도 중간고사가 생각난다.

이번 학기 중간고사는 또 다른 한 곡이 전부였다. asoto union의 think about'chu. 고등학교 때 비가 오는 날, 12번 버스를 타고 민혜랑 같이 집에 가는 날. 버스에서 들었던 그 느낌, 그 도입부가 이번에는 시험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맡은 셈이었다. 그래서 도입부를 듣기 위해 노래를 들었다. 이제 그 버스에서의 느낌과 중간고사의 느낌이 혼합되어 올 것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할 것이다.

이렇듯 제각각의 사연을 담고 있는 음악 위에 서노라면, 시간은 구부러져 내게 온다.

the strokes와 the kooks를 마주하다가 정신을 차려보았을 때 자전거 위에 있었던 것처럼.

아니면 다리 위나, 거기 엘레베이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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