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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들에 대한 단상 (부제:두근두근인도를 보고) 본문

글/저널리즘

요즘 예능들에 대한 단상 (부제:두근두근인도를 보고)

흐바흐바 2015. 4. 26. 16:55

  요즘 예능 트렌드는 육아, 요리, 노래. 모두다 사람들이 하는 일상컨텐츠이자 한국인이 좋아하는 컨텐츠이다. 특히 노래예능은 한국인에게 소위 '먹히는' 예능이다. 댄스는 오직 엠넷의 댄싱9만 살아남았지만 노래는 불후의 명곡에서 복면가왕, 너의 목소리가 들려, 끝까지 간다 등 자가복제하고 있다. 마치 단세포처럼 자가복제가 가장 쉬운 예능이 노래예능일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돈'좀 쓰는 예능이 있다. 바로 해외를 무대로 하는 예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꽃보다 시리즈, 내 친구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파일럿인 두근두근 인도이다. 눈썰미 있는 예능애청자라면 알겠지만, 내 친구집은 어디인가 오프닝은 꽃보다를 빼다박았으며, 글꼴과 움직임은 삼시세끼를 꼭 닮았다. 내친구집은 어디인가가 조지아라면 삼시세끼는 씨그램인 것처럼 채널 돌리다 마주친 시청자들은 씨그램이 내친구집은 어디인가에 나와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다. 한편에는 두근두근 인도가 있다. 대한민국서 현재 내로라하는 아이돌 5인을 모아 인도에 가고 취재를 하게 한다. 도대체 무엇을 취재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특파원으로 보내고 너무나 쉽게 인도의 현재를 내보낸다. 너네가 생각하던 인도랑 다르지? 인도하면 떠오르는게 카레 뿐이잖아. 이 인터뷰를 넣고 뭄바이의 고층빌딩과 스타벅스와 대비시킨다. 가장 쉬운 편견깨기예능이자 일종의 위압적인 미장센이다. 한류의 불모지라는 홍보자료는 더욱 이를 뒷받침하며, 아이돌들이 가 던지는 질문들 '두유노코리아? 두유노싸이? 두유노강남스타일?'이 두근두근 인도가 설정한 컨텐츠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회공연에 수백억인 아이돌들이 왜 인도까지 가서 그러는가'를 차치하더라도 두근두근인도가 담고 있는 시각은 진부한데다가 이를 풀어내는 방식마저 독창적인 게 하나도 없다. 아이돌 5인이 아니라 배우 5인이어도 똑같은 모양새였을 것이다. 두근두근인도가 처한 위기는 방영 전 인도공항에서 제작진이 강압적으로 인도 팬들을 대했다는 기사에 '삼시세끼는 국내에서 찍어도 시청률이 11%나 나오는데 인도까지 가서 왜 저러나'는 어떤 댓글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돈을 쓴 예능이란 티는 다라비 마을과 게이트 오브 인디아에서 끝이 난다. 인도의 겉 외에는 없고, 인도의 속은 더욱 진입하려 하지 않는다. 제목은 두근두근 인도지만 흘러가는 모양새는 아이돌 5인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두근두근 아이돌이다. 문제는 팬들조차 두근두근 하지 않다는 것. 


  모든 예능이 그렇지만 캐릭터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 무한도전이 각 멤버에게 별명을 붙여 캐릭터를 부여함으로써 팬들의 충성심을 강화했고 (도중에 끼여들 여지가 적다는 면에서 '매니아층'이 생긴다. 무도충은 이를 보여주는 워딩이다) 삼시세끼도 참바다, 차줌마가 있었으며, 적어도 복면가왕에선 이 노래를 부르는 가면 속 사람이 누구인가를 중요하게 만든다. 하지만 캐릭터에 의존하면 100% 안된다. 바라던 바다가 괜찮은 라인업(인기예능연예인 1명, 배우 3명, 아이돌 1명),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던건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바다 뿐이었기 때문이다. 꽃보다 시리즈도 할배 4명에게 의지하지만, 마치 여행에 직접 온듯한 편집을 보여준다. 1박 2일도 재밌다는 평가를 받을 때는 캐릭터 외 부가적인 요소가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때이다. 즉, 캐릭터와 미장센의 균형은 예능에 가장 중요하다. 두근두근 인도는 이걸 모두 다 놓치고 있다. 일단 무엇을 취재하려는지 모르겠고, 아이돌 5인이 왜 취재원(news source)이 아니라 취재를 하러가는 역할인지도 설득이 떨어진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담고 있는 시각 '인도는 불모지'를 마치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가듯이 (몹인가?) 아니라고 설파한다. 아이돌 5인이 9시뉴스에 나오고 싶다면, 인도에 갈 게 아니라 다섯 그룹이 모여 합동 공연을 펼쳐 10만 명 이상을 모아 기부를 하면 간단할 일이다. (근데 드림콘서트가 있잖아?) 이 프로그램 목적은 9시 뉴스 나오기인가? 인도에 한국 알리기인가?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돌 5인의 좌충우돌 인도체험기(그것도 통역이 붙는다. 그렇게 좌충우돌은 아님)화 되어버린 두근두근 인도. 더욱 문제는 팬들에게도 재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돈 좀 쓰는 예능이 돈 되는 예능은 아니다. 또 돈 좀 쓴다고 해서 화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콘텐츠파워지수 2위라며 언플할 시간에 좀 더 참신한 예능기획이 필요하지 않나. 콘텐츠파워지수 2위라고 하기엔 시청률이 경쟁사 예능과 크게 9%이상 차이나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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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보려고 빠심으로 두근두근인도보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기사는 다 읽어보잖아? 댓글도 다 읽어보잖아? 난 수니라서 안될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규렌즈가 장착되어 있어서 뀨만 보는데 뀨뀨무룩함...나도 뀨무룩.....


그나마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건 이런 아이돌 위주 예능에 포함되었다는 사실?

내가 울림관계자라도 이런 예능은 거절하기 힘들 것 같다.

일단 4박 5일정도 고생하면 한달동안 금요일 황금시간대에 지상파에 나오고, 기사도 토요일까지 떠있을수도 있고. 

(성규렌즈 장착관점에 따르면 실제로 성규로 방송직후 네이버 메인 기사가 뜸)

나름 여기에 소속된게 잘 나간다는 반증도 되고. 매력도 보여줄 수 있고.


그렇지만 이런 식이라면 인도는 안 가는게 나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이런 관점을 역으로 생각해본다면 '한국이란 불모지'가 충분히 될 수도 있는데, 이게 재미 있나?

문화상대주의를 좀 더 공부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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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피디 찬양처럼 들리지만 그의 팬은 아니다. 다만 예시로 생각났다는 건 그가 방송을 잘 만든단 증거 아닐까? 하지만 그의 1박 2일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삼시세끼도 어촌편만 봤고, 꽃보다시리즈도 누나는 보지 않았다. 나피디보단 난 역시 약빤 피디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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