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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0.08.28 At home with Kinfolk 관람 후기

흐바흐바 2020. 8. 30. 19:47

코로나19때문에 밖을 나가지 못하니 오히려 나를 더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어느새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등 마스크 없으면 입장이 안되고 어디든 QR코드를 찍는 게 당연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였던 때, 경지니와 함께 아주아주 오랜만에 미술관을 가게 되면서 다시 불붙은(?) 전시에 대한 관심. 사실 달리기 시작하면서 주말동안에도, 평일 퇴근에도 운동에만 몰두하였는데 달리기를 못하게 되면서 ㅋㅋ 20대 중후반에 관심을 두던 것들이 스믈스물 올라오는 느낌이다. 

어느 날, 잡지에서 보다가 알게 된 킨포크 전시회! 요즘 MBC 구해줘홈즈와 tnN의 신박한 정리를 보다보니 공간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무엇보다 나도 이제 새로운 집을 꾸려나가야 할 시기가 오면서 가고자 마음 먹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예약제를 운영하다보니 주말은 금세 꽉차서(그리고 12시에 예매 열어준다고 했는데 안 열어줌 ㅠㅠ) 패밀리데이를 이용하여 금요일 4시 반으로 예약 완료. 예약은 네이버 예약을 이용한다.

 

앳홈위드킨포크(At home with Kinfolk) 전시회는 빈트갤러리, 태오양 스튜디오, 카시나, 비트라 그리고 타르틴 베이커리와 협업하여 진행되었고, 전시회가 열리는 1층은 마침 타르틴 베이커리이다. 체온측정과 명부 작성을 마치자마자 반겨주는 여러소품들. (벌써부터) 킨포크 스타일의 등장.

식물과 자전거, 그리고 킨포크 잡지가 눈에 띈다. 유리병 속에 담긴 식물들이 눈을 한층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물론 타르틴베이커리의 흰 커텐도 한 몫.

후술하겠지만,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건 플랜트 인테리어, 즉 식물 인테리어다. 작년 봄, 미세먼지가 너무 심했는데, 중국산 공기청정기를 사는 건 미세먼지를 더 키우는 꼴이란 생각을 갖게 되어 공기정화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5개 식물은 조그마한 화분 속이 답답할텐데도 쑥쑥 자라서 덤불을 이루고 있다.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 타르틴 베이커리와 킨포크 전시회 내내 가장 눈에 띄던 건 단연 식물이었다. 이렇게 많은 식물을 집 안에서 키울 수 있구나! '심미성'이 이렇게까지 돋보일 수 있구나! 란 생각을 내내 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날이어서 베이커리 중앙에 있는 창에 물결이 고인다. 회사 밖으로 나오면 다 멋져보이는 법..

대기할 동안 1층도 둘러볼 수 있었는데, 금세 이 탁자가 눈에 띄었다. 항상 직선, 원형의 탁자만 보았는데 이런 여러 선을 가진 테이블이라니. 실용도는 다소 떨어져도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가구라고 생각했다.

의자도 둘러보면서 어떤 게 집에 두기 좋고, 앉아있을 때 편한 의자일까 고민을. 후에 집을 가꾸게 되면 반드시 괜찮은 독서 의자를 두고 싶다. 

 

드디어 4시 반이 되어서 2층에 입장. 4시 반 타임의 입장객은 총 10명 남짓이었다. 사람들 말마따마 쾌적하게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온라인 예약제(?) 예약하기가 힘든게 단점이다..

킨포크 전시회는 2011년 창간 후 밀레니얼 세대에 각광 받으며 크게 성장한 '킨포크'가 마련한 전시회로, 코로나로 인해 집이라는 공간이 훨씬 중요해진 요즘 시대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킨포크 도산이 전세계에서 처음이란다. 아무래도 킨포크라는 잡지가 주는 힙함(미니멀리즘, 인스타그래머블 등)과 이케아 등을 통해 장벽이 많이 낮아진, 스스로 직접 택해서 만드는(DIY) 가구가 밀레니얼 세대에 소급력이 있고, 오늘의 집같은 어플과 앞에서 말한 구해줘 홈즈, 여기에 젊은 층에서 부쩍 관심을 크게 두고 있는 부동산 정책까지 더해져 젊은 층에서 공간에 대한 관심이 크다보니 여러 사회문화적인 요건을 고려하여 '서울'을 첫번째로 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대만을 제외하면 코로나 방역을 잘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고.

입장하자마자 안내된 좌석에 착석하자 코리안 티 룸을 설명해준다. 

킨포크 전시회에서는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아파트 처음 만든 사람), 피에르 잔느레, 샬롯 페리앙, 장 프루베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난 솔직히 디자이너까진 문외한이기 때문에 가구의 심미성과 공간의 중요성 등에 더 집중했다. 물론 큐레이터 분의 설명을 들으니 각 작가의 특징이 잘 보여 더 좋긴 했다.

사실 코리안 티 룸 안의 DP보단 창호지를 두른 문에 더 관심이 갔다. 하지만 코리아 티 룸이라고 해서 일부러 꾸민거겠거니..생각하며 질문을 하지 않았다,, Z자 모양의 의자는 예쁘긴 하지만, 척추에 좋진 않겠어 하며,,,

 

그리고 이어진 리빙룸. 스탠드도 특색있었지만, 단연코 내 눈길을 끌었던 건 이 책장이다. 나무 목재로 된 책장에 이번 전시를 위해 철제 프레임을 붙였다고 했는데 큰 책과 작은 책, 여러 소품을 둘 수 있을 것 같은 실용성과 철재와 목재가 동시에 주는 안정감과 쨍함이 내 맘을 사로 잡았다. ㅠㅠ 넘 예쁜 것,, 나중에 비슷하게라도 가구를 구하고 싶을 정도!

 

복도 끝 쪽엔 라이브러리룸이 있다. 즉, 책을 둘 수 있는 매대에 킨포크 잡지를 둔 공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진을 찍어가는 공간이라고도 했다.

한쪽 구석에 마련되어 있는 킨포크 관련 서적과 굿즈들.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 앞에서 잠시라도 태교를 하고....

항상 꽉막힌 책장만 보다가 훤히 공간이 드러나는 가구를 보니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실제 집에 둔다 하면 아무것도 안 놓을 수 없죠...ㅎ

 

밑에는 예쁘다 생각한 '플랜트 인테리어'!! 이런 스타일로 집을 꾸며도 예쁘겠다 백번 생각했다 ㅎㅎ

식물에 집중하다보니 전체 샷을 담지 못하였는데, 큰 유리병에 담겨 있어 확실히 더 눈에 띄었다.

디퓨저 병에 물을 담았을까? 실제 디퓨저 안에는 못 넣겠지만, 디퓨저와 함께 배치해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나는 향꽂이와 식물을 배치하고 있고, 가로세로 30cm될까말까한 이 공간에 내 방에서 가장 힐링이 되니까.

다시 돌아와 무료로 주는 다과와 음료를 먹으며 다시 한 번 리빙룸 돌아보기. 여기서 생각한 건 채광의 힘! 단순히 햇빛을 적절히 맞아주는 블라인드일 뿐이지만, 그 자체로 인테리어가 된 느낌이다. 전체적인 채광을 좌지우지하며.

전시회 가기 전에 네이버 평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쪼금 고민했다. 만오천원이 적은 돈도 아니고. 그치만 다른 이들의 평가에 관계 없이 '내가 가고 싶고 먹고 싶고 만들고 싶으면 하자!'는 신조는 다시 한 번 증명이 되었다. 23일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었고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급증세라 재택근무를 하며 내가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심하게 한정적이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사람 적은 탁트인 공간에서 이른바 예술적 허세와 궁금증을 충족시키며 차근차근 새로운 활자를 보는 일이 아주아주 만족스러웠다. 아마도 킨포크와 디자이너에 더 집중한 분들이라면 조금 실망감이 컸겠지만, 한 시간 반 시간 동안 채광 잘 드는 공간에서 조용히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내가 선호하는, 하고 싶은 인테리어에 대해서도 (문외한이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

* 추후에 인테리어를 한다면

1. 플랜트 인테리어는 좀 더 공부하여 적재적소에서 활용해보기

2. 블라인드 등 채광과 관계된 아이템은 삶의 질을 결정한다.

3. 꽤 괜찮은 독서 의자를 마련할 것. 책 읽는 공간과 잠자는 공간을 분리하면 더 좋을 것이다. (독서 의자는 창 앞에 두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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