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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한민국에서 걸그룹으로 산다는 것은: ninemuses of star empire

흐바흐바 2015. 2. 18. 15:50

요즘 나는 교수님들과 함께 책을 준비 중이다.

주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이고,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내용과 자료를 중심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물론 내 역할은 미미하지만 정말 책 형태로 나온다면 뿌듯할 것 같다.

내용 중 팬클럽과 관련된 부분은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부분이다.

살도 붙이고, 내용확인도 하고.

시중에 나와있는 팬클럽(팬덤)관련 책은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사실 팬클럽관련 글을 쓴다는 게 참 웃기기도 하다.

물론 1세대 팬클럽에 적극 참여하였고, 의도치 않게 현재도 팬클럽에 참여 중이다.

관심 있는 이들에게 1세대와 3세대의 차이만 설명해줘도 재밌어하긴 하지만, 나는 내가 아는 세계만 이야기할 뿐이다.

3세대 아이돌 팬클럽치고는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도, 그들의 타이틀곡도 모르고, 심지어 흔한 연예사이트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원래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실제로도 아이돌 노래는 인피니트 노래만 듣는다. 

오토튠, 반복되는 후렴구..이런 것들이 한국가요를 망하게 하는 주범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듣지 않고

가끔 5~6시에 뮤비만 뜰어주는 엠넷프로그램이 나오면 정말 많기는 하구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와중에 지난 목요일, 엠카운트다운을 본방으로 볼 기회가 생겼다.

맨 앞줄에서 본 엠카 생방은 신선함의 연속이었다.

멀티스튜디오에 들른 적 있었기에 이 곳이 이렇게 변한다는 사실도 재미있었지만,

이름 모를 신인가수들의 무대는 더욱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마음도 있었다.

요즘 떴다하면 실검을 장식하는 소녀시대를 그대로 본딴 그룹부터 난생 처음 보는 그룹

그리고 중고그룹까지...

사녹과 생방의 기준이 인기순위는 아니라지만, 팬들을 불러놓고 사녹을 하는 그룹과 날 것 그대로 대중의 앞에 서는 생방 무대는

활동하는 이들에겐 어떨지 몰라도, 보는 이들은 체감상 다르게 느껴진다.

평소에는 전혀 보지 않는 가요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보고 있자니

저 중 디씨인사이드 갤러리가 생길 가수는 몇이나 되며, 제대로된 팬덤이름을 가진 그룹들이 몇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최종적으로 내가 나중에 또 팬클럽 관련 글을 쓰게 된다면 이 중 몇명이나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 생방 무대에서 나인뮤지스를 보게 되었다.


내 머릿속 나인뮤지스는, 키가 큰, 스윗튠 노래, 제국의 아이들(2009년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모습, 주변 대학동기선배들이 좋아하는 그룹, 그룹이름은 9명인데 멤버는 8명 그 이유를 들어본 적 있으나 기억은 나지 않는. 정도였다. 

여자아이돌 노래는 거의 듣지 않는데다가 스윗튠의 남자아이돌하면 인피니트지만 여자아이돌은 대다수 카라를 떠올리기 때문에 그들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무엇보다 소속사가 스타제국인 건 알고 있었는데, 내 머릿속 (2009년 프로그램에 나왔던) 그 기획사 이미지는 대단히 좋지 못했고, 제국의아이돌 노래(형식이가 진사나와서 부른 후유증이란 노래는 진사에서 처음 들음)는 단 한번도 들은 적 없었기 때문에 기대치가 아예 없는 그룹 중 하나였다.


팬이 꽤 있다는건 알았지만, 엠카에 의외로 팬이 많이 왔고, 그녀들은 무대위에서 능수능란하게 팬서비스를 해주었다.

또한 노래가 오? 괜찮은데? 하는 수준이었고 무엇보다 귀에서 자꾸 안 떠나서 급기야 집에와서 나인뮤지스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정도는 멤버가 자주 바뀌는 그룹, 그래서 팬덤을 못 모으는 그룹, 그들을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바뀐 멤버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그들의 타이틀곡 뮤비를 찾아보았고, 심지어 남초커뮤니티에 그녀들의 이름을 쳐보기까지 했다.

지금까지 나간 멤버 중 몇몇이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8명에 대해선 팬들의 반응은 아쉬움이고,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는 것.

1위를 한 적이 없어 레인보우와 함께 뜨지 못하는 걸그룹으로도 유명하고, 그에 비해 개인팬덤은 (내 생각보다) 활성화되어 있었다.

검색 중 이학준씨가 2010년에 한 책(스타, 그들이 사는 법)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고 학교 도서관에서 찾아보았는데 절판이었고,

알고보니 2014년 12월에 '대한민국에서 걸그룹으로 산다는 것은'이란 제목으로 책을 낸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작가가 바로 다큐멘터리 작가이며, 다큐멘터리는 해외에서 상영된 적 있다는 사실과 국내에서도 개봉(2014.09)되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어제, 바로 그 책을 빌려 단숨에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걸그룹으로 산다는 것은

저자
이학준 지음
출판사
아우름 | 2014-12-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저널리스트, K팝 매니저가 되다! 독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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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내용은 흥미로웠다. 알려져있다시피 그녀들은 잦은 멤버교체가 있었고, 지금은 원년멤버가 거의 없는 상황. 심지어 난 2009년 제국의 아이들 프로그램을 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이 스쳐지나갔다. 어떤 블로그에서 당시 프로그램 캡쳐한 걸 보았는데 5년이 지난게 무색할 정도로 얼굴이 다 생각이 났다. 당시 프로그램 상 선택받지 못한 멤버들은 무조건 나가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책에서는 나인뮤지스 1기는 바로 해체하고, 책 속 멤버(데뷔멤버)들은 나인뮤지스 2기인 상황이었다. 그 프로그램 이후는 잘 모르지만 현재 활동하는 이들보단 생소한 몇몇이들이 탈락된 사람들이었던 것. 때문에 2기 멤버들은 예비멤버(연습생이 아닌 대체가능한 멤버로 불렸다)들이 속속 들어오자 불안함에 떨어야 했다고 고백한다.

그 이후의 상황도 예측가능하다. 그들의 데뷔무대는 철저히 망했다. 책을 몇시간만에 다 읽고 찾아본 데뷔무대는 누구나 다 그렇지만 내 생각외로 처참했다. 책에서 매니저들이 신랄하게 평가했던 내용들이 모두 다 담겨 있었다. 발음, 발성, 믿었던 멤버의 실수까지.




무엇보다 이때 당시 미쓰에이가 데뷔곡으로 빅히트를 치고 있었고, 대결할 걸그룹이 씨스타와 시크릿이었다고 한다. 또 때는 2010년. 내가 알기로 2010년 한해만 60팀이 넘는 아이돌이 데뷔했고, 같은 소속사 제국의아이들은 먼데이 투스데이...하는 본격 영어요일 가르쳐주는 노래로 폭망상태였다. 나인뮤지스의 데뷔곡도 이 영상을 찾아보며 처음 알게 되었는데, 가창력도 그렇지만 노래가.... 내가 친구들과 상점을 지나치거나 드럭스토어에 가면 '와 이런 노래로 돈 벌려고 나오나'하는 멘트를 자주 날리는데 이 노래 역시 그 수준이다. 현재는 팬들마저 '망노플'이라고 부르는 정도이니 지금은 학술적 관점으로 보지만, 2010년에 이 방송 봤으면 아마 리모콘 던졌을 듯? 아니다 리모콘이 무슨 죄..


결국 데뷔무대부터 순탄치 않았던 이들은 이후 기획사로부터 혹독한 시련을 맞게 되고, 멤버들이 탈퇴하고 등등. 여러 부침을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부각되는건 역시 세라. 그녀는 그 그룹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 걸로 보인다. 실제로 찾아보니 방송에 나와서도 그룹이야기를 많이 하고, 한번은 사장에게 뺨을 맞는 걸로 구설수에 올라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책에서는 그녀의 탈퇴를 '단순한 계약만료상황으로 제 발로 나간 것'이라 묘사하지만, 가장 앞에서 '흔히 개인사정으로 탈퇴하는 사람들이 진짜 개인사정인 것 같냐고. 다 이유가 있다'고 하는 구절이 있는 걸 생각해보면 (일부로 이렇게 쓴걸까도 생각되지만) 팬들의 아쉬움과 그녀가 책에서 밝힌 '연예인은 맞지 않은 것 같아요'의 괴리가 모두 이해가 간다. 

다만, 이번 앨범 drama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책에서의 내용만큼은 나를 삽시간에 그녀의 팬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으니까.




나인뮤지스의 이름을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이야기와 가장 최근의 주간아이돌 나인뮤지스편까지 보면서

엠카에서 보았던 그녀들의 웃음이 100%진짜 웃음은 아니겠단 생각이 들었다.

데뷔 6년차라도 연습실로 돌아가면 발과 팔이 맞을 때까지 춤을 춰야하고, 곡을 받고, 또 그걸 연습하고 예상치 못하게 라이벌 걸그룹이 뜨는 광경을 지켜보는게 언제나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마음 깊게 다가왔다. 

실제로 보니 나인뮤지스 외의 모든 그룹이 '와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란 느낌을 주게끔 노래하고 춤췄다. 

그동안 내가 신랄하게 깠던 이름 모를 가수들도 실제론 책에서처럼 노력하고, 무대위에서는 떨려했겠지-싶었다. 

하지만 이른바 망노플처럼 뜨지 못하는 노래로는 회자될 수 없고, EXID처럼 노래가 가수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 머릿속에 인식되면 가수가 노래를 만든다.

다른 의미의 침묵의 나선처럼 순위권에 올라가 있으면 사람들이 듣게 되니까 순위가 더 올라가고, 

정오공개든 자정공개든 관계없이 이름 있는 가수들은 상위권에 안착한다.


현재 그녀들의 drama는 30~40위권을 맴돌고 있고, 꼼꼼하게 멜론 리뷰를 살펴보면 그녀들이 발표했던 노래중 좋은 순위라고 한다.

점점 애프터스쿨 제도를 따라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나인뮤지스가 그 이름은 유지되겠지만, 아무래도 원년멤버가 있는 상태에서 1위를 하는게 좋지 않나 싶다.

하지만 '개인사정으로 탈퇴해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연예계, 가요계의 현실이라고 하니 그저 아이돌 노래 잘 안듣는 나같은 대중은 수긍할 수밖에.


마지막으로, 엠카에서 두 눈으로, 돌아와서 뮤비로 그녀들의 무대를 감상한 이야기를 풀자면.

첫째, 무대가 재미없다. 이건 내 주변사람들이 동의했는데 그녀들의 키와 몸매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춤을 추고 있다. 피지컬에 비해 안무가 단조롭고, 키가 클 수록 힘이 들어가야하는데 그녀들의 무대는 웨이브에만 의지하고 있다. 멤버가 8명이나 되지만 겹치는 동선이 많은 탓인지 8명이란 느낌이 전혀 안난다. 심심할 때 음방을 찾아보는 '인터넷 잉여'지인도 무대가 재미 없어 그만 보게 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명곡이라 칭하는 dolls도 다른 뮤비에 비해 제일 나았다. 멤버들 얼굴을 정확히 비춰주었고, 4:4로 안정감 있게 진행했다. 뮤비와 음방 중 뮤비가 나은 그룹이 많은데, 음방이 재밌어야 회자 된다. 다른 그룹처럼 직캠으로 뜨기엔..... 원래 안무나 구도가 재미가 없다. 야한 춤이 아니라 임팩트 있는 무대가 필요한 듯 싶다. 

둘째, 컨셉.. 그녀들은 키와 몸매 이런걸로 보면 딱봐도 센캐인데 노래가 다 버림받는 여주인공 혹은 사랑을 잘 이루지 못하는 짝사랑녀이다. 반전 매력을 선사할 순 있지만, 비련미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에 별로 와닿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해가 안갔던건 심각한 노래가사인데 방실방실 웃으며 노래를 한다. 그게 그 기획사의 의지라면 뭐 할말은 없지만 지금까지 그 의지대로 했지만 제대로 안된게 사실. 뭔가 바꿔야 하지 않나..

셋째, 여덕을 노려야 성공한다고 하는데 (그래야 지갑도 열림) 오 여자로서 감탄하고 보았다. 그녀들의 몸매가 정말 정말 예쁘다. 주간아이돌에서도 눈 돌아가는 줄 @.@ 키큰 건 신이 내려준 선물이다. 그녀들은 모델돌이란 별명은 싫어한다는데, 없는 사람으로선 엄청 부러울 따름. 하이힐 없이, 몸매를 드러내는 옷 없이도 이미 그녀들은 훌륭하다. 모든걸 노출하는 것보다 숨겨둔 1인치를 찾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책 리뷰인지 나인뮤지스 리뷰인지 모르겠지만 요 며칠 내가 보고 듣고 느낀 생각을 정리했다.

이학준씨의 책은 내용은 흥미로웠지만, 군더더기가 많았다. 특히 그의 감정이 깊게 개입된 몇몇 구절들이 보기 불편했고 자신의 이야기가 마치 자서전처럼 들어가 별로였다. 그 부분은 스킵하면서 읽었다. 다큐는 보지 않았지만, 좀 더 기자로서 보았던 연예계 생활과 그녀들의 생활을 접목해썼다면 어땠을까 한다. 그렇지만 내용의 중요성은 공감한다. 우리 교수님말처럼 화제성에 비해 팬클럽, 아이돌을 다룬 책은 별로 없다. 100% 리얼인지 아닌지 의심이 들긴 하지만, 책으로서 분명 의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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