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일기(3) 네 심장과의 첫만남

시간은 흘러 벌써 두번쨰 초음파날이다. 7월 말에 보건소에 가서 산모수첩을 받았지만, 산부인과에서 주는 산모수첩을 받지 못했다. 나도 경황이 없어 산모수첩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조차 못했고,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아 그런지 병원에서도 챙겨줄 겨를이 없었나보다. 때문에 산부인과 산모수첩에는 첫번째 날 갔던 기록이 없다.

이번에는 엄마와 함께 간다. 갑작스럽게 할머니가 된다는 소식을 받아든 엄마. 엄마에게 산부인과를 같이 가자고 제의하는 것이 처음엔 조심스러웠는데, 그래도 딸이 뱃속에 생명을 품고 있을 때 산부인과에 같이 가보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산부인과에는 대개 남편과 오거나(한 85%비율), 혼자 오거나(10%), 나머지가 어머니랑 오는 경우였다.(5%) 그러고보니 아빠 혹은 시아버지랑 오는 건 거의 못봤다.

진료실로 들어가 황원장님을 뵈고. 배가 나올리가 없는데 배가 좀 있다. 그렇다. 엄마의 말을 그대로 빌리면 '똥배'다. 근 몇달간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대강 크롭티를 입을 정도까진 만들었는데... 임신 확인 이후 다시 밥을 먹기 시작하니 돌아가나보다. 처음엔 다시 뚱뚱해지는 내 모습이 많이 반갑지 않아, 아주 가끔 우울해지곤 했다. 그렇지만, 그래도. 내가 생명을 품고 있어-하면서 툴툴 털었다.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임산부의 건강한 마인드 제1장 정도가 아닐까.

 

인간이 여기 있다

2020.08.08
임신 확인하고 첫번째 검진날인 만큼 2주만에 생사를 확인한다. (사실 정확힌 2주도 아니다... 극초기 때 나의 불안감은 4편에 쓰겠다)
모습이 많이 인간다워졌다. 그러나 인간이라 하기엔..

너의 키는 1.4cm

너의 키는 14.5mm

7주차 6일
"주수에 맞춰 잘 큰다."고 하신다. "잘 큰다" 이 말만으로도 좋다. 나중에 꿈동이가 커서 정말 밥만 잘 먹고 잘만 크더라도, 기분이 좋았으면 한다. 절대로 등짝은 때리는 엄마가 되진 말아야지... 들어가서 공부해! 란 말은 하진 말아야지.. (안 지켜질 것 같다)

그리고 심장소리를 듣는다. 키가 1.4cm인데 심장이 뛰다니.. (코쓱) 좁은 식견이라 다른 동물들이 얼마만에 심장이 생기고 뛰는지 모르겠지만, 인간은 5mm만 넘으면 심장이 생기고 뛴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 때 생긴 심장으로 평생을 살아가고, 달리기도 하고, 사랑도 하고, 쿵 내려앉는 경험도 해보고, 심장 전체가 감화된 듯한 멋진 문학, 영화, 예술 작품을 만나기도 한다. 심장 소리를 듣다보니 꿈동이가 건강하구나, 인류란 이렇게 이어져왔구나-한다.

꿈동이를 지켜주는 난황난이 선명하게 보인다

 
병원에서 들은 주의사항은 딱히 없었고 대동한 엄마가 주의해야할 음식에 대해 여쭈어보셨다. 임신 초기라서 피해야할 음식(특히 생선)이 있다는 사실도 이 즈음 알게 되었다. 특히 자주 먹을 수 있는 참치등은 해양계 생태계 상위 포식자라 메틸 수은이 많아서 피해야 한다고. 일주일에 200g 넘게 먹지 말라고 한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이런 교육은 왜 정규교과과정에서 하지 않나요..? 아니야 이미 했는데 기억을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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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내가 무엇을 먹어야할지 고민이 많은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산부 식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단백질 몇 그램, 탄수화물 얼마 이 수준이 아니라 정확히 음식명으로 기재해줘 도움이 많이 된다.

1.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산부를 위한 영양식생활 관리 건강 레시피(책자, 이북도 있음)

2.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영양 식생활 관리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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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에서

1. 산전검사 시행. 피를 뽑았다. 한 이틀 뒤 전화로 결과를 알려줬다. 다른 건 괜찮은데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해서 영양제를 먹기 시작. 고로, 먹는 영양제는 엽산과 비타민D (산전검사 쿠폰 사용) 비용은 8만원 정도였다.

임신 7주차 증상

1. 입덧이 없어서 딱히 증상이랄게 없다. 그래서 간혹 더 불안했다. 잘 있나 궁금하고..

2. 간혹 평소에 안 좋아하던 음식(aka피자)이 먹고 싶다. 음식이 매우 땡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