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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일기(11) 임신 30주차 6일.. 내 아기가 역아라니! (2021.01.16) 본문

일상/임신일기

임신일기(11) 임신 30주차 6일.. 내 아기가 역아라니! (2021.01.16)

흐바흐바 2021. 2. 28. 22:17

1월은 비교적 긴 휴가를 쓴 달이다. 12월 31일부터 1월 10일까지 휴가.

덕분에 시댁이 있는 부산에 다녀왔다.

몰운대에서 부산엄마(aka시어머니)가 사진 찍으라고 하셔서 찍은 사진 ㅎㅎ 바다 보니 힐링

이하는 부산에서 먹은 것들....

역시 부산에 다녀오면 몸무게가 는다.

옥상에서 고기 굽고
짱어 조지고

 

남편 먼저 서울로 보내고 난 부산엄마와 씨앗호떡까지 (그 와중에 엄마 손 ㅠㅠㅠ 너무 트셨네...)
감천 다녀온 날은 코다리 조지고

 

이게 마 부산 집밥 클라스

아쉬움을 뒤로 한채 ㅠㅠ 부산에서 올라오는 길에 윤희언니가 정치학 강의를 알려줘서 수강하겠다고 했다!! 정치학의 기본 개념을 다시 한 번 다질 수 있는 기회이자 굳어 있는 내 머리에 좋은 활력을 줄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7강 모두 완강 :-) 개근상까지 받았다. 게다가 2월 중순까지는 계속 재택을 한 터라 강의 듣기에 수월했다. 개인적으로는 키케로와 홉스, 베버, 롤스 강의가 기억에 남는다. 꿈동이 나오기 전에 한 번 더 복습해야겠다.

 

이번 겨울은 참 눈이 많이도 왔다. 280day에서 꿈동이가 그렇게 "엄마, 눈이란 어떤건지 궁금해요" 이렇게 말하더니, 그 말할 때쯤이면 눈이 펑펑 내렸다. 1월 6일 밤 11시에 앞 공원에 나가 눈사람을 만들었다. ㅋㅋ 남편은 눈을 싫어하지.. 그치만 난 좋아해.. 그러나 나의 배로 굽히기는 전혀 불가했고 결국 눈사람 만들기 전담은 남편의 몫ㅋㅋ 

작품명은 "안경에 김서린 눈사람" 

아 귀엽다 남편이 ㅋㅋㅋㅋㅋ

회사 회의실 뭔가 주수 사진 찍기가 좋아서 이 때부터 열심히 찍었던 듯..ㅋㅋㅋ 3자를 붙이니 확실히 배가 나오는 게 달랐다. 무엇보다 태동이! 옛날엔 피읖피읖 수준이었다면 이때쯤 펑펑까지 도달ㅋㅋㅋ 뛰어노는 움직임 자체가 다르고, 아무래도 사람의 형상이 완성되어 성장하고 있다보니 태동올 때 여기가 머리인가.. 할 정도의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배가 훅 무거워졌다. 몸무게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늘었지만, 체감이 아주 달랐다. 3자의 위엄을 실감.

 

ㅋㅋㅋㅋ 이건 넘나 귀여운 현아씨 블로그를 보다가...

12월 마지막날 기념으로 이탤리안 너낌쓰를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모두가 흔쾌히 응해줬다. 11월~12월은 도시락을 싸서 다녔기에(코로나ㅠㅠ) 정말 오랜만에 점심을 같이 먹는 거였는데 송년회 엠씨처럼 주도하며 ㅋㅋㅋㅋㅋ 2020년의 아쉬운 점과 2021년 목표를 물어봤다.

"선임님의 2021년 목표는 뭔가요?"

"자분입니다.. 자분"

임당 넘겨서 쉬울 줄 알았는데 역아라는 벽이 있었다네 그 때는 몰랐지만 ^.ㅠ

시간은 흘러흘러 약간 부리나케 했던 결혼식도 3개월 전이 되어가고... 

부케는 시간의 흐름을 소중히 받아들여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바뀌어갔다. 

손재주 있으신 비혼주의자 덕분에 아주 예쁘게 마르고, 지금은 다른 분의 도움까지 곁들여 액자에 담겨 집까지 안착.

 

시간은 1월 16일, 임신 30주차가 되어 정기 진료 받으러.

진료실 베드에 눕고 초음파를 대자마자 태반에 아주 밀착해있는 듯한 김꿈동쓰^^

게다가 표정마저 너무 근엄하시다. 아니 엄마가 너무 앉아만 있으니까 저도 그냥 따라서 앉아 있는 거라구요? 예? 알겠어요? 뭔가 그런 느낌.... 뭐 잘 크고 있어서 다른 건 안심,,,

황 원장님께서 요즘 이상하게(?) 역아인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다들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게 아닐까.. 나 또한 회사 8시간 + 점심시간 1시간 + 출퇴근길 왕복 2시간이면 벌써 11시간이고 집에 와서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열심히 걸어다녀서 운동량은 없지 않지만 절대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라고 생각했다. 

여튼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역아 체조 해주세요"

역아였기 때문에 2주후에 다시 진료를 하기로 하고 

이 날은 만삭촬영도 예정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오래 결심한 머리 자르기를 실천하러!

꿈동이를 가진 후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종의 '선한 영향력'은 후속 세대를 위하여 행동하자고 생각했는데, 그 처음이 바로 머리카락 기부다. 평범한 사람들은 본인들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매일 머리카락이 자라고, 나 또한 아무 생각 없이 기르다보니 어느새 가슴께까지 자랐다.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싶다, 그럼 머리카락을 기부해볼까? 란 생각이 들었고, 찾아보니 25cm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해서 길이를 쟀더니 쪼오끔 모자랐다. 덕분에 한달여를 더 기르고 기부하기로 결정.

기부는 어머나운동본부에 했다. 

사진을 찾아보니 19년도부터 조금씩 길렀던 것 같은데, 기르자!!해서 길렀던 것도 아니기에 아쉽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나에겐 아무 생각 없이 기른 머리카락이 소아암 환자들이 쓰는 가발의 일부분이 된다는 게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머리카락이 싹둑싹둑 잘릴 때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엄마'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 머리카락 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엄마의 마음이 기반이었으니까.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겠지만, 이로써 나 잘먹고 잘 산게 최고였던 날과 뱃속에 새생명이 있는, 꿈동이 엄마인 날이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이었다.

가끔 '꿈동이가 없던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강해지는 날이 있다. 어쩌다보니 찾아온 생명이었지만, 그 생명을 받아들이고 아끼는 과정에서 많이 엄마가 되었나보다. 

 

태동을 찍자!! 라고 생각한지 하루만에 성공. 이 때쯤 남편도 육안으로 태동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나저나 감성에 젖을 시간이 어디있습니까^^ 역아 돌리기 체조하셔야죠^^

역아돌리기 체조 명령을 받고, 16일부터는 고양이 체조와 함께 '체어 헤드스탠드' 자세를 병행했다.고양이 체조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기 전 5분~10분씩 하고, 체어 헤어스탠드는 격일로, 때로는 매일 5분동안 했다. 이것도 실력이 는다고... 처음에는 3분 쯤부터 힘겨웠는데 한 3일정도 매일하니까 5분보다 더 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꿈동이의 자세는 잘 돌아갔는데, 고양이 체조 열심히 한 덕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체어 헤어스탠드 덕분이 아닐까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터넷에도 체어 헤어스탠드 실제로 하는 임산부가 별로 없어서..... 사실 자세가 맞는지 찍어달라고 했던 거였는데 ㅎㅎ 여튼 일어날 때는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다. 상체가 무겁기 때문에 앞으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

자 과연 꿈동이는 돌아갔을까? 엄마가 앉아 있는 시간은 그대로인데! 과연 그의 엉덩이는 하늘로 치솟을까???

* 임신 30주~31주차 

1. 몸이 확 무거워지는 게 느껴지고 배도 쑤욱 나오는 느낌.

2. 태동 또한 강도가 세져 엄마는 확연히 느낄 수 있고, 아빠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3. 아이가 역아가 아니라면 태동이 배꼽 위, 왼쪽/오른쪽에서 느껴진다고 한다. (엉덩이가 움직이거나 두 다리로 차거나)

항상 태동이 아래 쪽에서 느껴졌는데, 역아돌리기 체조를 매일 하던 어느 날, 갑자기 태동이 오른쪽에서 느껴졌다. 한 차례 돌아간 것 같다고 설레발치기도 했기 때문에 ㅋ_ㅋ 오른쪽에서 느껴지자마자 태동에 유심히 집중했다. 왜냐면 자세가 돌아간 줄 모르고 계속 체조를 하다가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ㄹㅇ) 나를 100% 믿을 수 없고, 확실한 건 초음파를 봐야하니 조심조심하며 고양이 체조 횟수를 줄이고 (아예 안하진 않았다) 체어 헤드스탠드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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