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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본문

기사수업(2010)

“걷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흐바흐바 2010. 6. 11. 23:21

더운 여름, 2010년 6월 10일 목요일.
상암동 DMC 누리꿈스퀘어에서 아주 특별한 자리가 벌어졌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표방하고 있는 오마이뉴스.
그리고 오마이뉴스 대표이사직을 맡고 계신 오연호님.
그 분의 초대로 소중한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신 두 분.
(왼쪽) 인천광역시 동구청장 당선자 조택상님
(오른쪽)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장 당선자 배진교님

두 분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저널리즘을 같이 듣고 있는 30여 명의 수강생들과 함께!



                      “걷는 구청장이 되겠습니다”

나는 배진교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거참 구청장이 되어 이 자리에 오르니 평소와 달리 좀 쑥스럽습니다. 제 소개부터 올리겠습니다. 전 86학번입니다. 교도소도 갔다 왔고 새끼손가락도 잃었습니다. 네, 인생을 좀 파란만장하게 살았습니다. 2000년대 낙천 낙선운동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그 운동에 열심히 참여했지만 ‘떨어뜨리는 것만이 정치인가’란 고민이 들더군요. 이것이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입니다.

전 소통을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정치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소통이라 하고 싶고, 앞으로도 지역을 위해 소통할 생각입니다. 네? 소통하니까 누가 생각나신다구요? 하하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범야권후보라 당선이 되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사실 이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MB정부와 한나라당에 쌓여가는 불만이 저를 이 자리에 오게 한 힘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또 출마 경험이 4번이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준 4선 의원급 아니겠습니까?

사실 이것 말고도 궁금해 하시는 게 참 많습니다. 선거를 위해 야권단일화를 해서 구청장 임기 중 야권 내 마찰이 있을 것 같단 질문도 하시는데, 사실 이런 부분은 이미 정책적으로 합의가 되었던 상황입니다. 물론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는 더 이야기해봐야겠습니다만, ‘무상 예방 접종, 친환경급식, 친환경무상틀니’는 꼭 해야 할 과제라 생각하고 반드시 지킬 계획입니다.

아,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까. 제가 앞서서 소통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저를 뽑지 않은 구민들과도 분명 소통해야합니다. 그래서 전 자동차 대신, 자전거 대신, 걷기로 했습니다. 지지하셨던 구민, 아니었던 구민도 만나야 하고 남동공단에 가서 간담회도 펼쳐야 합니다. 네? 바쁠 것 같습니까? 하하 당연히 바쁘겠습니다만, 지금이 행복하다고 단언해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제 웃는 모습이 멋있습니까? 요즘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온다’는 말이 제 표정에서도 드러나는가 봅니다.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올립니다.

 



나는 조택상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인천시 동구청장으로 당선된 민주노동당 조택상입니다. 전 팬티를 찢어본 적 있는 구청장입니다. 현대 제철에서 일할 당시, 탄광노동자보다 새까매진 팬티가 부끄러워 찢기도 하고 숨겨보기도 했지만 아내가 다 알더군요. 그 때 아내의 우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뒤, 노동운동에 투신하게 되었지요.

사실 제가 출마하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습니다. 가족들도 ‘낙선할 게 뻔 한데 왜 나가느냐’라는 반응을 보였죠. 물론 저도 이런 걱정을 모르고 있었던 게 아니었기에, 기존 민노당을 규정짓던 것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반발이 있었기도 했지만, 야권 단일화의 적극성을 보여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후보로 나선 뒤에도 저는 질문을 참 많이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천안함 질문을 참 많이 하셨지요. 당혹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러웠기도 했지만 이윤석 국회부의장의 실언 등이 맞물리면서 시민들이 사건과 그 영향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심에서도 그게 느껴졌고요. 시민들이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셈입니다.

당선이 된 뒤에도 저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정치 비주류에 머물러 왔던 점이 그 분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었던 점도 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전 믿음이 가는 정치인이고 싶습니다. ‘희망은행’ 공약도 그 연장선입니다. 어려운 분들을 돕고, 그 분들이 사채를 이용하지 않도록 기업의 자본을 협의 후 빌려주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는 신뢰가 없으면 안 되겠죠.

모르는 게 생기면 저는 과감히 구청직원에게 물어보는 구청장이고 싶습니다.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겠죠. 구민 분들께도 배울 점이 상당히 많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래서 저는 걸어 다니며 구민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곧 월드컵이 다가옵니다. 전 이미 작은 아파트 단지에서 응원을 하기로 약속을 정했답니다. 늦어선 안 되겠지요. 그것도 배움의 자세이리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만나서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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