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It True?

20120729 지산락페스티벌 셋째날 본문

음악/공연

20120729 지산락페스티벌 셋째날

흐바흐바 2012. 8. 27. 22:26

 셋째날이 밝았다. 또 더워서 깼다.ㅋㅋㅋ.......

하지만 벌써 마지막날이라니. 하는 생각이 컸다.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아예 현실 자체가 생각이 안난다는 것. 당시가 올림픽 개막이었는데 올림픽 개막식은 커녕 경기 결과도 하나도 모른 상태라 나중에 속초가서야 애들한테 박태환 실격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지산에서의 하루는 공연 시간 보고 공연하는 곳 가서 기다리다가 공연 보면서 열광하고, 배고프면 먹고 맥주도 마시면서 또 공연 보고. 좋아하는 아티스트 공연은 정말 즐겁게 기다리는 그 마음만 있었다. 지금 공연을 기다리는 내가 현실에도 있는 나인지, 다 잊어버릴 정도였다. 내가 하고 있던 걱정. 사람과의 관계. 내가 해야할 일... 아무 것도 오래 생각할 수 없었다. 그냥 시간에 맞춰 아티스트 보러다니는 게 일의 100%였고, 그것만이 존재했다. 순도 100%의 생각. 정말 말이 안되지만, 말이 안되는 경험을 내가 했다..

재밌는 건 이런 생각도 오래 하지 않았다는 거. 현실을 잊었구나, 하는 마음도 지산을 끝낸 뒤에야 생각할 수 있었다. 본능과 감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공간이 바로 락페인 것 같다.

 

셋째날은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나와 바삐 움직였다.ㅎㅎ 일단 2시반부터 공연이 있는 버스커버스커를 앞에서 보리라 마음 먹고 11시 좀 전에 그린스테이지로 향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있었다!!!!!!!...ㅋㅋㅋ 팬클럽이었다..

 

 그린스테이지 첫 공연은 11시20분 시작한 박소유. 그녀는 싱어송라이터. 혼자만의 노래를 결코 혼자처럼 부르지 않는 매력이 있었다.

 다음은 12시부터 30분 공연한 몽키즈. 몽키비츠랑 약간 혼돈이 올 수도 있는 이름이라 생각했지만 ㅋㅋ (난 고고스타랑 고고보이스도 이렇다 생각한다...) 여튼. 귀여운 밴드였다. 되게 살랑살랑거리는 매력이 있는 밴드!였다. 곧 군입대를 하는 멤버가 있다고 한다.ㅠㅠ 그래서 더욱 즐겁게 놀 수 있었음.

 다음 무대는 1시부터 1시 반 진행된 한음파. 그간 한음파를 많이 들어보기는 했는데 공연으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한음파 무대 중 단연 기억에 남는 건 베이스치는 장혁조씨였다. 그의 첫마디는 "더운데 고생하십니다"였다. 뭔가 그 때 느낌이 너무 좋았다. 관객을 걱정하는 아티스트라니... 그들은 그냥 무대에서 노래만 열심히, 연주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건데 그냥 그 이상이었다. 한음파 공연때 이런 느낌을 받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아티스트들이 그랬다. 멘트가 없어도 웃었고, 그들은 즐겁고 또 아름답게 공연을 했다. 관객과의 교감. 이런 말은 정말 흔하다. 소통이란 말도 흔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표현이 된다면? 더더욱 관객들은 잊을 수 없는 공연을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면은 무대 위 개념 없는 아티스트가 아니면 다 있다. 누구나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을 소중히 생각한다. 비슷한 지점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돌도 그렇다 생각한다. 그들은 인디밴드에 비해 소속사로부터의 철저한 관리와 이미지메이킹, 노련한 연습을 한다. 하지만 그들 역시 팬들을 사랑하고 아낀다. 아이돌이 어쩌면 만들어진 아티스트일 지도 모르지만, 내가 보는 아이돌 역시 관객과 교감하려 노력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런 면 연장선에서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들은, 그들을 시청자입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알 수 있다. 어떠한 얄랑한 마음으로는 사람들을 속일 수 없다. 그게 교감이고 소통이란 생각이 든다.

여튼 이런 의미에서 한음파의 공연은, 멋졌다.

 그리고 드디어 버스커버스커 ㅠㅠ 약 1시 45~55분경에 나와 사운드 체크를 하고 그들은 데미소다 이벤트를 하러 30분을 비움..ㅋㅋ 그래서 또 기다렸다. 정말 시간이 안가더라.. 흑흑. 어찌하다보니 2시 반이 되어서 공연 시작. 멘트를 하길 간절히 바랐건만 정말 노래만 부르는 장범준 너 ㅠㅠ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시작으로 동경소녀, 막걸리나, 벚꽃엔딩, 첫사랑 등을 불러줬다. 30분이 어떻게 지나간 지 모를 정도로 좋았다. 흐흐 버스커버스커 노래 떼창할 때 정말 좋았다. ㅠㅠ 물론 이 때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내 자리를 사수하느라 힘들었지만 ㅋㅋ

 

 

 

 

 흐흐 제일 잘 나온 장범준이 사진!

지산 간 게 버스커버스커 때문이기도 하였으니 ㅋㅋㅋ 멘트는 안했고 이 점은 너무 아쉽지만 (위에서 교감, 소통 뭐라뭐라 썼는데 ㅋㅋㅋ) 노래는 정말 좋았다. 단독공연가야겠음..

 

 다다음은 5시부터 5시 40분까지 몽니였다!

몽니하면 역시 미친성대 김신의.... 진짜 멋있다. 그리고 노래도 정말 좋고-. 사람들도 정말 많았고 공연도 정말 잘했고. 베테랑의 냄새가 그린스테이지를 가득 채웠다. ㅋㅋ 하지만 여전히 더웠고 해는 쨍쨍했다. 공연시작하자마자 "해가 쨍쨍하네요" 했는데 공연 끝날 때쯤 "여전히 해가 쨍쩅하네요"라고 해서 다들 빵 터짐 ㅋㅋ

개인적으로 몽니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band music을 불러줘서 더 좋았음!

 

 

 이제 무대를 빅탑으로 옮겨서 넬-비디아이-스톤로지스라는 거대한 라인업을 영접하러 갔다.ㅋㅋㅋ

넬은 5시 40분 시작이어서 몽니 공연 끝날 때랑 겹쳐 몽니 공연 보다 넬을 보러갔다.

 

넬은 내가 중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밴드. 중2때 stay를 정말 열심히 들었고 난 넬 CD도 샀다. 인디시절 낸 음반은 아니지만 일단 1,2,3집 다 있음.ㅎㅎㅎ 군대 제대하고 단독공연했지만 가지 못하고 나는 넬 공연도 처음이라 (서강대에서 공연한 거 본 적 있지만 그 때 립싱크였음;) 정말 기대를 많이 했다. 그리고 역시나였다. 김종완.... ㅠㅠ 살은 더 찐 것 같았지만 노래 실력은 변함이 없었다. 기생충도 해줘서 난 기절 ㅠㅠ 웃겼던 건 standing in the rain 부르고 나서 "이 노래 부르는데 해는 쨍쨍하네요"했던 거 ㅋㅋㅋㅋ  stay해줘서 다 같이 떼창....!!

근데 네 명 다 검은색 옷 입고와서 후에 후기 보니 넬 코디를 저주하는 반응들이 보임... 안 더웠냐며...

여튼 넬을 보다니 ㅠㅠㅠ 좋았음!!! 정말 좋았음!

 다음은 7시 20분부터 8시 20분까지 비디아이!

리암!!!!!!!!!!!!!!!!!!!!!!! 리암을 보다니 ㅠㅠㅠ

그리고 리암이 펜스로 내려가 사람들이랑 하이파이브함 ㅠㅠㅠㅠ 나중에 보니 스톤로지스 땐 슬램도 함^.^ 나는 뭐했냐며.......... 흑흑

 

여튼 오아시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단 정보를 듣고 갔는데 역시 모닝글로리랑 락앤롤스타를 불러줌^.^!!!! 헤헤

비디아이 나올 때 진짜 조그맣게 써있어서 사람들이 비디아이 이 정도냐며.. 그랬는데 난 리암 본 것 만으로도 대만족! 그러나 2009년 오아시스 지산왔을 때 일하고 있었을 때인데 난 뭐했냐며.. 스스로를 타박함 ㅠㅠ

 그리고 마지막 무대는 스톤로지스!! 오아시스가 스톤로지스를 보며 밴드의 꿈을 키웠다고 할 정도로 정말 거대한 역사를 가진 밴드다. 사실 스톤로지스의 음악은 잘 몰랐다. 오아시스 이전의 음악은 내가 너무 어렸을 때라 접할 기회가 정말 적었고, 무엇보다 해체하며 현재 관심있는 쪽까지는 느낌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공연을 보니 명밴드는 명밴드, 그 이름 그대로였다. 보컬 존 스콰이어의 노래는 정말 대단했고, 밴드의 연주도 대단했다. 스톤로지스를 보며 밴드의 꿈을 키운 오아시스가 90년대를 호령했듯 내가 알지 못하는 시기 이전에 스톤로지스 역시 그랬으리라. 그리고 공연 마지막에 서로 얼싸안는 모습이, 낯선 나라 한국에서 무사히 공연을 마친 것을 감사하는 것 같았다. 정말정말 보기 좋았다.

한편으로는 오아시스 역시 (맨시티도 우승했는데) 재결합했으면 하는 생각이 강했다.

 스톤로지스 무대는 돗자리를 깔고 빅탑 뒷편에서 봤다. 사실 3일동안 밥을 한끼도 못먹었기에 밥을 꼭 먹어야 했던 나는..... 밥을 먹으며 봤다. 그냥 컵밥인데 6000원^^... 하지만 맛은 있었다. 밥이 그리웠다 ㅠㅠ

 

 

 

 

 

 

 

 

 

스톤로지스 공연을 끝으로 어느새 지산락페스티벌은 끝이나고.. 이렇게 빅탑 근처에서 불꽃놀이가 시작.

정말 멋있는 불꽃놀이였다.

돗자리를 깔고 있었기에 난 누워서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잊혀지지 않는 광경이다.

 

별이 있는 하늘을 누워서 바라보다 불꽃이 파파박 터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노래도, 하늘도, 공기도, 그 자연도, 그리고 불꽃도 정말 다 좋았다. 잊을 수 없다.

(근데 폰카 못봐주겠네...)

 

 

 

이렇게 지산은 막을 내리고... 나는 그 다음날 바로 속초에 가야했기 때문에 일찍 잠을 청했다. 4시에 일어나서 씻고 짐을 챙기고 8시 50분 차를 타고 속초로 향함 ㅋㅋㅋ

여튼 3일동안 못봐서 아쉬운 밴드는

 판타스틱드럭스토어. 일명 환상약국. ㅠㅠ 못봤음 ㅠㅠ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토요일 3시, 그러니까 일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3시에 공연을 했다.

 24hours. 이들 공연은 8월 25일 홍대 클럽FF에서 처음 봤는데 알고보니 지산 오픈스테이지에도!

미안합니다. 그 땐 몽니를 보고 있었어요. 클럽FF에서 들었을 때 깔끔한 사운드를 보여줌.

그리고 역시 홍대FF에서 봤던 아시안체어샷도 둘째날 지산 오픈스테이지에 섰다.

한 분은 강릉 한 분은 몽골 한 분은 캄보디아라 진정한 아시안체어샷이라고 ㅋㅋㅋㅋ 이 멘트 너무 웃김.

비록 보고 싶은 밴드랑 시간이 겹치기도 했지만 만약 다시 한다면 보러가야지-

 

 

 

 

 

아 드디어 지산 3일 후기를 다 썼다!

지산은.. 공연에 눈을 뜨게 해줬다. 그 느낌. 현실과 자의격리된 느낌. 정말 지치고 힘든 현실이었는데 3일동안 나는 다른 나였다. 핸드폰 배터리도 없으니 올림픽 소식도 전혀 몰랐고 지인들과의 대화도 겨우겨우 했다. 하지만 이게 한 편으로는 좋았으니... 락페는 이런 맛에 가는구나! 난 또 다른 감상이 들었다.

지산 칭찬할 점은 동선이 일자형이라 깔끔하고 (전년도에 비해 반 줄었음) 화장실도 군데군데, 먹을 것도 많고. 놀 곳도 많다는 점. 하지만 운영은 잘 모르겠다는 생각. 라인업이 좋으면 또 가겠지만 라인업 그 이상의 매력이 다소 부족한 것 같았다. 오히려 '그 이상의 매력'은 8월에 간 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서 더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지산락페는 규모도 라인업도 국내 최고라 할 수 있고, 3일치 25만원의 값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오고 싶어 미치겠어!!"그 느낌이 왠지 들지 않았다. 라인업 호갱님이라 호갱호갱 거리며 또 오겠지 아마도 (콜플이 나온다면 10000%...) 하지만 아쉽다. 그 지점을 지산이 간파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특히 스마트폰 충전대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충전할 곳이 전혀 없음 ㅋㅋㅋ 사람들 전봇대에서 충전하고 간이화장실 에어컨 전원 빼서 충전하고... 그러다 핸드폰 잃어버리고. 나도 화장실에서 충전했다. 그 다음날 4시에 일어나야했기에;

 

하지만 역시 잊을 수 없는 경험.

2012년 최고의 경험 중 하나일 것 같다.

특히 라디오헤드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뜻깊고 자랑스러운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펜타도 써야지.....

Comments